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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신입사원 vs 대리 꼬맹이 아가씨

 

 

얼마전 우리회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작은 납품 회사인 우리회사의 제일 큰 거래처인 모 업체 이사님의 부탁으로 낙하산 인사가 단행되어졌습니다.
그 낙하산 인사의 주인공은 바로 34살의 신입사원 "k" 였죠.
근데, 이 "k"라는 신입사원은 일명 고시폐인으로, 공무원 공부만 했었기에 그 나이가 되도록 회사란 곳에서는 한 번도 일한 적이 없는 사람으로, 과연 첫 회사인 우리회사에서 적응을 할 수 있을까가 모든 사원들의 관심거리가 될 정도였습니다.
회의시간을 통해 사장님도 어쩔수 없는 사정을 직원들에게 이야기 하시고는
"아마 여러분이 힘들겠지만 어쩌겠어?우리가 노력해서 제대로 사람 한명 만들어 보자"고
말씀 하실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사장님을 비롯해 다른 직원들의 염려와 관심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신입사원 "k"는 그다지 사회와 직장의 구분이 없어서,  언제 사고를 칠지가 관건일 정도로
거의 걸어다니는 폭탄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입사 후 첫 출근부터 지각을 했고, 모두들 회의 탁자에 둘러앉아 있는데, 들어오면서
"지하철 출입구를 잘못 찾아서 늦었습니다."라고 말하고는 당당히 출장으로 비어 있는
차장님 자리에 앉는 것을 시작으로,  인사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직위란에 신입직원이므로 "사원"이라고 쓰거나 모르면 물어보면 될 것을 "직위 : 말단" 이라고 써서 다른 직원들을 어이없게 만드는 것은 애교였을 정도였습니다.
입사 당일날 회사 입구에서 담배를 피고는 그 꽁초를 옆건물 옥상으로 버리다 시비가 붙어서 다른 직원들이 대신 사과한 일을 비롯해서, 주방과 같이 쓰는 다과실에서 양치를 하고 입까지 헹구고는 살균한다고  칫솔을 창문에  두어 다른 직원들까지 욕 듣게 만든 것은 점점 큰 사고의 조짐을 몰고 오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입사 3일째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확 당기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점심시간!! 다른 직원들과 다 같이 식당을 가게 되었고, 오래 근무한 여직원들이 많은 우리회사에서는 그동안 예상하지도 못했던 사건이 터졌습니다.
바로 근무한지 5년 차의 도도하고도 깍쟁이 같은 20대 후반의 "L" 대리와의 한판 대결이였습니다.  20대 후반이라고는 하지만 갓 대학을 졸업한 것 같은 노메이컵 얼굴에 8센티 힐을 신고 다니는 "L"대리!! 일 못지 않게 성격도 똑 부러지는 그녀에게 신입사원 "k"가 나이로 선전포고를 한 것입니다. 식당에서 "k" 군은 다른 직원들과 친한 척을 하며 나이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신입인 그로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기죽지 않기 위해서는 나이를 부각시켜야겠다는 착각을 한 것이지요.
"k" : "저~~ ㅇㅇ씨는 몇 살이세요?"
ㅇㅇ양: (당황하며) 네?? 저 30요. 근데 나이는 왜요?
"k" : 그냥요. 저 ~~ @@ 씨는 몇 살이세요?"
@@씨 : "(어이없어하며) 직장에서는 나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직급이 중요한 겁니다."
"k" : "아, 네~~." 그러더니
      ("L"양을 보며 귀엽다는 표정으로) 저 근데 꼬맹이 아가씨는 몇 살이야?"
"L"대리 : 네???
너무 당황한 "L"대리는 제대로 말도 하지 않고 울그락불그락 하며 꾹 참는 것 같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와서는 같이 커피를 마시기로 했고,
다른 직원들의 채근으로 식당에서의 자기 잘못을 깨달았는지
"k" 군이 나서서 자기가 커피를 탄다고 하더군요.
근데, "k"군이 커피를 타는 동안 밖이 소란스러우면서 뭔가 언쟁하는 소리가 들렸고,
오지랍 넓은 "k"군 꼬맹이 아가씨(?) 를 향해 묻더군요.
"k" : 밖에서 뭐라합니까?
'L"대리 : 아 밖에서요? (잠시 밖에 귀를 기울이더니) "닥치고 커피 타" 라는데요!!!
뻥한 표정의 "k" 군 옆에서 우리는 진짜 속으로 많이 웃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우리의 "k"군은 무슨 사고를 칠 지 모르는 시한 폭탄과 같습니다...